마음 건강 챙기기_예민함에 대하여🧠

예민함: 부정적인 것이 아닌 우리 뇌의 특별한 선물

필자는 참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예민함에 있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나는 감정 컨트롤의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고 살고자 노력했었다. 명상과 운동을 하며 최대한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살기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렇게 인생을 정말 피곤하게 살아야 하는 나의 성향을 준 하늘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는 '자식을 낳는다면, 가능하다면 과학의 힘을 빌려 이런 성향이 자식에게 물려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한 Youtube에서 정신의학과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예민함'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선, 그러려면 뇌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이 글에서는 뇌의 구조와 각 영역의 역할을 알아본 후, ‘예민함’이라는 주제로 예민함이 왜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brain

1. 뇌의 기본 구조와 역할

뇌는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뇌의 주요 영역에는 전두엽, 번연계, 측두엽 등이 있다. 이들 각각이 담당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전두엽 (Frontal Lobe): 전두엽은 뇌의 앞부분에 위치하며, 사고, 판단, 계획, 의사결정 등 고차원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우리는 전두엽 덕분에 단순한 본능적인 욕구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상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전두엽이 잘 발달하면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상황에 맞는 사회적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
• 번연계 (Limbic System): 번연계는 뇌의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이곳은 우리의 본능적 욕구를 관장하며,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번연계의 대표적인 부분인 편도체(Amygdala)는 특히 두려움과 같은 강렬한 감정을 처리하는 데 관여하며, 생존과 직결된 본능적인 반응을 돕는다.
• 측두엽 (Temporal Lobe): 측두엽은 뇌의 양쪽 측면에 위치하며 기억, 언어, 감정 처리를 담당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경험한 사건이나 정보들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불러오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감정적으로 중요한 경험들은 측두엽에서 더 강렬하게 기억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예민함은 단순히 감정적인 반응이나 신체적인 감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번연계, 전두엽, 그리고 측두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뇌는 번연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 자극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 성향이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뇌의 각 영역이 어떻게 기능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지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번연계와 감정적 자극

번연계는 뇌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며 우리의 감정과 본능적인 반응을 주로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번연계의 핵심 부위 중 하나인 편도체(Amygdala)는 특히 두려움, 분노, 공포 등 강렬한 감정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번연계는 감정적으로 강한 자극에 즉각 반응하게 하며, 그 반응은 대부분 본능적이고 즉각적이다. 예를 들어, 위협적인 상황에서 번연계는 두려움을 빠르게 촉발해 생존을 위한 행동(도망치거나 싸우는 반응)을 유도한다. 이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진화해 온 과정에서 필수적인 기능인 것이다.

그런데, 예민한 사람들은 번연계가 더 민감하게 작동하여 작은 자극에도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즉, 생존을 위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 즉각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인 것이다. 감각적 자극(소리, 빛, 온도 변화 등)이나 감정적 자극(상대방의 말투, 표정, 행동 등)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이는 번연계가 그만큼 활성화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3. 전두엽의 조절 기능

번연계가 감정적 자극을 만들어내면, 이 자극이 바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막고 상황에 맞는 반응을 선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번연계의 감정적 자극을 억제하거나 조절하여, 단순한 본능적 반응이 아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전두엽은 우리가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맞는가?"를 판단하게 해주며, 그 결과 우리는 번연계가 촉발하는 강렬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사회적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예민한 사람이 화가 나거나 불안한 감정을 느낄 때, 전두엽은 그 감정을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표출하지 않고 그 감정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다. 이는 일상에서 "참는다"거나 "생각을 정리한다"는 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전두엽이 이를 통해 감정적 자극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예민한 사람이라도 훈련을 통해 전두엽이 잘 작동 할 수 있도록 하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4. 측두엽의 기억과 의미 부여

감정적 자극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뇌의 부위는 측두엽이다. 측두엽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감정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저장하고 이를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감정적으로 강렬한 사건들은 측두엽에 더 깊이 각인되며, 이는 번연계와 상호작용하여 이후 비슷한 자극이 발생할 때 그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즉, 예민한 사람들은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저장되어,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더 강렬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는 측두엽이 번연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 자극을 의미 있고 중요한 것으로 인식해 저장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부정적인 경험을 했던 장소에 다시 가게 되면, 그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것이 바로 측두엽과 번연계의 상호작용 결과다. 

5. 예민함의 긍정적·부정적 발현

예민함은 단순히 번연계의 과잉 반응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예민함은 번연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 자극을 전두엽과 측두엽이 어떻게 처리하고 조절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두엽이 적절하게 기능하여 감정적 자극을 이성적으로 조절하고, 측두엽이 감정적 기억을 올바르게 처리할 때, 예민함은 세밀한 관찰력과 높은 공감 능력으로 발현될 수 있다. 그러나 전두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감정적 자극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할 경우, 예민함은 과도한 스트레스, 불안, 과민 반응 등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예민함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번연계, 전두엽, 측두엽이 얼마나 조화롭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번연계에서 나오는 감정적 자극을 전두엽이 적절히 억제하고, 측두엽이 기억을 통해 상황을 올바르게 해석할 때, 우리는 예민함을 삶의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6. 예민함의 뇌과학적 근거

‘예민하다’는 것은 감각적 또는 감정적으로 작은 자극에도 큰 반응을 보이는 성향을 말한다. 이 예민함은 단순히 성격적인 특징일 뿐 아니라, 우리의 뇌 구조와 신경전달물질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중에서도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뇌에서 ‘보상’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로, 기쁨과 성취감을 유발한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면 우리는 더 활기차고 동기 부여를 받으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커진다. 하지만 동시에,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감각적 예민함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예민한 사람들이 주변 환경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들며, 작은 자극에도 큰 감정적 또는 신체적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7. 예민함이 부정적인 것이 아닌 이유

많은 사람들은 예민함을 부정적인 성향으로 받아들인다. 예민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쉽게 받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며, 과도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예민함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세밀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으며, 감정적 공감 능력이 뛰어나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

예민함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주로 그 예민함을 잘 다루지 못할 때이다. 하지만 예민함을 잘 활용하면, 이는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민한 사람들은 세밀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며, 직감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예민한 성향을 지닌 성공한 예술가, 과학자, 사업가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8.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예민함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그 예민함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이다.

1) 자기 인식 높이기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변화를 더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자극에도 큰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언제, 왜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그에 맞는 대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2) 스트레스 관리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명상, 요가,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휴식도 필수적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 작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줄어들 수 있다.

3) 감정적 거리를 두는 연습

예민함은 종종 감정적인 반응을 지나치게 증폭시킬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특정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일단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자신의 감정이 과도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연습을 하면, 예민한 성향을 더 잘 다룰 수 있다.

4) 창의적인 활동에 몰두하기

예민한 사람들은 감각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창의적인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미술, 음악, 글쓰기, 디자인과 같은 활동은 예민함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예민함을 창의성으로 승화시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곤 한다.

5) 도움을 요청하기

마지막으로, 예민한 성향이 너무 과도하게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결론: 예민함을 나만의 강점으로 만들기

예민함에 대해 알아보니, 예민함은 나에게 부정적인 성향이 아니라, '내가 가진 특별한 선물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이 활발해 만들어진 예민함은 나의 감각과 감정을 더 예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더 깊이 있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즉, 태어날 때 예민함을 기질로 가지고 태어났다면, 그 자체로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단, 이 예민한 성향을 잘 다루고 관리해야만 그것이 '선물'이 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두엽의 훈련을 통해 감정과 기억을 적절히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측두엽이 기억을 올바르게 처리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예민한 사람들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어린아이와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중요하다. 이들이 자라는 성장기일 때 전두엽과 측두엽을 훈련하여 사회 생활에서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야, 성장기가 지난 성인이 되었을 때 적절하게 예민함을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장기는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발현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평정심'이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예민한 사람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예민한 아이에게는 '너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보다는 그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예민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민함을 억누르기보다는 그것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예민함은 삶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자질이 될 수 있다.

물론, 만약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전두엽과 측두엽의 특별한 훈련이나 인고의 시간을 겪지 않고 더 평범하고 쉬운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민함이 없었다면 인생의 특별함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 필자처럼, 이미 가지고 태어난 예민함이라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최대한 활용해보자. 이 기질을 잘 다루면 오히려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 필자가 시청한 정신의학과 선생님의 예민함에 대한 설명한 영상 보러가기